바아쉐시까 학파에서 나타나는 실재에 대한 파악ㄹ 방식이나 범주에 의해 존재를 구분하고 분석하여 세계를 묘사하는 기체()적인 사유 방법은 설일체유부와도 공통되는 부분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큰 차이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바이쉐시까 학파에서는 ‘뛰어다니는 하얀 개’의 경우 뛰어다니는 운동과 하얗다는 속성과 개다움(견성)이라고 하는 보편이 개라고 하는 기체(실체)에 내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설일체유부는 실재하고 인정하는 다양한 법()이 속하는 기체(), 말하자면 개와 같은 실체가 실재한다고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 실체는 모든 법 위에 개념적으로 구상된 관념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바이쉐시까 학파가 실재하고 인정하는 실체. 속성, 운동, 보편, 특수 대부분은 설일체유부의 ‘법체계’에 대응한다.
예를 들면 바이쉐시까와 설일체유부가 똑같이 실재하고 인정하는 지, 수, 화, 풍 네가지 원소는 바이쉐시까 학파에서는 실체라고 간주하지만, 설일체유부에서는 순서대로 견고함, 습윤성, 열성, 유동성 이라고 정의되고 실체라기보다는 속성에 가까운 존재이다.
바이쉐시까 학파에서 여섯 가지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는 원자나 허공과 같이 항상 있는 것, 혹은 항아리 등의 사물이나 인간의 행위와 같이 무상한 것도 있지만 양쪽 모두 실재한다고 여긴다.
어떤 것이든 모두 실재한다.
한편 설이체유부의 모든 법도 인과관계에 의해 제약되지 않고 항상 있는 무위법과 인과관계에 의해 제약되는 무상한 유위법이 있지만, 어느쪽도 실재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여러 유위법으로 구성되는 ‘개’ 등으로 불리는 것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관념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고 실재가 아니다.
여기에 이 두 학파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바이쉐시까 학파 | 설일체유부 | 경량부 |
지, 수, 화, 풍 네가지 원소는 실체 | 지(견고함), 수(습윤성), 화(열성), 풍(유동성) 실체라기 보다는 속성에 가까움 | |
사물, 인간 행위 모두 실재한다고 여김 | 무위법(인과관계에 의해 제약되지 않고 항상 있는 것 - 실재 | |
유위법(인과관계에 의해 제약되는 무상한 것) - 실재 유위번의 고유한 성질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하지 않으면서 항상 있는 것 매래에 존재하는 모든 유위법이 원인과 조건이 갖추어지면 한 찰나, 한 순간만 현재로 이끌려 나타나고(찰나적 존재, 무상함), 그 기능을 발휘한 직후에 과거로 옮겨간다. 예) 지 원소라는 법의 견고한 성질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화 없지만, ‘무엇인가를 유지한다‘고 하는 작용은 현재의 한순간에만 발휘됨 | *(설일체유부)의 주장 비판 *가장 엄밀한 무상설 입장 *무위법의 실재성 부정, *유위법의 무상하지 않은 본성을 부정, 순간적으로 기능 발휘한다는 이론은 계승 | |
개(여러 유위법으로 구성)은 관념적 존재, 실재가 아님 |
설일체유부는 유위법의 고유한 성질(자성)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하지 않으면서 항상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유위법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실재(삼세실유)한다고 하는 불교 내에서도 특이한 설명을 하고 있다.
설일체유부의 교리에 의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위법이 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미래에 존재하는 모든 유위법이 원인과 조건이 갖추어지면 한 찰나, 한순간만 현재로 이끌러 나타나고 그 기능을 발휘한 직후에 과거로 옮겨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일체유부에게 ‘무상’이란 유위법이 ‘한순간만 나타나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면 지() 원소라는 법의 고유한 성질인 견고함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화하지 않지만 지() 원소 고유의 ‘무엇인가를 유지한다’고 하는 작용은 현재의 한순간에만 발휘되는 것이다.
작용이 발휘되고 있을 때 ‘현재의 지() 원소’라고 불리고, 아직 발휘되지 않고 있을 때 ‘미래의 지() 원소’라고 불린다.
지() 원소의 고유한 성질(자성)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화하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는 항상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능은 현재의 한순간밖에는 실현되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는 찰나적인 존재이고 무상한 것이라고 간주된다.
불교 내의 다른 학파들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화하지 않는 것이 무상이다’라고 하는 설일체유부의 주장은 모순이라고 비판한다.
예를 들면 가장 엄밀한 무상설의 입장을 취하는 경량부()는 항상 있는 것이라는 무위법의 실재성을 부정하고 유위법의 무상하지 않은 본성()을 부정하지만, 유위법이 순간적으로 그 기능을 발휘한다는 이론은 계승한다.
경량부가 완성시킨 존재론에 의하면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법인 인과효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그 인과효력의 기능은 순간적으로밖에 발휘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법은 무상하지 않으면 안되고 항상 있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론이 등장하는 것은 용수로부터 4세기 정도 후의 일이지만 용수자신도 설일체유부의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변화하지 않는 고유한 성질(자성)의 이론에 대해 마찬가지 모순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가 찰나멸설의 입장에 선 경량부의 실재론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3. 12처와 75법의 관계
#4. 5온과 75법의 관계
#6. 설일체유부의 인과론 - 4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