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 시절 종로 거리를 걷다가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따라간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도’가 궁금했나 보다. 하얀 소복으로 갈아입고 절을 몇 번 한 것 외에, 별다른 기억이 없는 것을 보니, 그들은 내게 ‘도’를 못 알려준 모양이다. 요즘도 거리에서 종종 그들을 만난다. 여전히 내게 도를 가르쳐 주고 싶어 한다. 대답대신 빠른 걸음으로써, 매번 ‘도’를 걷어차 버린다. 큰 맘 먹고 시작한 글쓰기학교. 맙소사, 이번엔 [장자]가 내게 ‘도’를 알려주려 한다. 모호한 비유와 상징, 난해한 어법, 처음보는 한자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참된 도는 명칭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중략) 도는 뚜렷이 나타나면 참된 도가 아니다. (중략) 최고의 지식은 알지 못하는데 머물러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