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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양생주] 자유

못가의 꿩은 열 걸음 걸어서 [겨우] 한 입 쪼아먹고, 백 걸음 걸어서 한 모금 마시지만, 새장 속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새장 속에서는 먹이가 충분하여] 기력은 황성하겠지만 속이 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자』, 안동림 옮김(현암사), 92-93쪽) 새장속의 새는 따뜻하고 시원한 실내에서 충분한 먹이를 먹고, 잠시의 재롱으로 우쭈쭈와 충분한 먹이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못가의 꿩은 먹을 것이 귀하다. 겨울에는 추위까지 견뎌야 한다. 그럼에도 새장을 거부한다. 장자는 그 이유를 속이 편하지 못해서라고 했는데, 달리 말해 자유가 없어서 이다. 자유란 무엇인가, 무엇이길래 생존의 위협을 무릅쓰더라도 지키려 한단 말인가? 自(스스로 자), 由(말미암을 유). 말미암다는 말은, 현상과 사물의 원인과 ..

장자 2024.06.26

[장자] 도를 아십니까?

20대 대학생 시절 종로 거리를 걷다가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따라간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도’가 궁금했나 보다. 하얀 소복으로 갈아입고 절을 몇 번 한 것 외에, 별다른 기억이 없는 것을 보니, 그들은 내게 ‘도’를 못 알려준 모양이다. 요즘도 거리에서 종종 그들을 만난다. 여전히 내게 도를 가르쳐 주고 싶어 한다. 대답대신 빠른 걸음으로써, 매번 ‘도’를 걷어차 버린다. 큰 맘 먹고 시작한 글쓰기학교. 맙소사, 이번엔 [장자]가 내게 ‘도’를 알려주려 한다. 모호한 비유와 상징, 난해한 어법, 처음보는 한자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참된 도는 명칭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중략) 도는 뚜렷이 나타나면 참된 도가 아니다. (중략) 최고의 지식은 알지 못하는데 머물러 있어야 한다(..

장자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