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교육 목적으로 사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통제권을 개인에게서 전문가에게도 넘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이 세상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한, 교육 자료에 대한 접근은 늘 제한을 받을 것이다.
일리치는 교육 제도가 인간에 대한 이미지를 변형 시킨다고 한다. 학교가 자율성을 빼앗고 스스로 성장하고자하는 동기조차 없는 인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리치가 말하는 본질적 인간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자율성이 있는 인간,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는 인간이다.
일리치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학교 대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배움을 위한 교육 네트워크의 구성을 위해서는 1. 교육자료 참조 서비스, 2. 기술 교육, 3. 동료 연결, 4. 전문 교육자 서비스가 필요하다.
자신이 알고 있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어떻게 배웠는지 물어보면, 학교에서보다는 학교 밖에서 배운 게 더 많다고 쉽게 인정한다…… 학교요육의 대안은…… 인간과 환경 사이에 새로운 종류의 교육적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다…… 자발적인 배움에 의존할 수 있다. ….. 세상과의 새로운 연결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153-155쪽)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 다리를 놓은 이유]
내가 여기서 제안하려는 교육 제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위한 것이다…… 저치와 경제 체제를 먼저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왜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 다리를 놓으려 하는가…… 본질적으로 학교는 정부나 시장 조직이 표명하는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좌우되지 않는다…… 여타의 기본 제도들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학교 시스템은 어디에서나 동일한 구조를 가지며, 학교의 숨은 교육과정은 어디에서나 동일한 효과를 낸다. 학교는 어디에서나 예외 없이 이웃의 비전문적인 도움보다는 제도적 상품에 더 가치를 두는 소비자를 만들어 낸다…… 자기 파괴적인 서비스 소비 습관과 생산 활동을 소외시키는 습관을 조장하며, 제도에 대한 이존을 받아들이고 제도가 만들어낸 서열을 인정하도록 만든다…… 학교는 그 나라가 전체주의 국가이든 민주주의 국가이든 사회주의 국가이든 상관없이, 또 크든 작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서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이러한 동일성을 감안할 때, 학교가 종속변수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어떤 의미에서도 환상에 불과하다….. 사회 경제적 변화를 통해 학교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 또한 환상
[새로운 교육제도가 갖춰야 할 특징]
학교는 다음과 같은 가정 위에 설계된 것
*인생의 모든 것에는 비밀이 있고
*삶의 질은 이 비밀을 아는 것에 달려 있으며
*그 비밀은 오로지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야만 배울 수 있고
*교사들만이 그 비밀을 적절하게 밝혀줄 수 있다는 가정이다.
학교화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일정하게 분류된 패키지들의 피라미드로 보며
*적절한 가격표를 가진 사람들만이 그것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물, 모델, 친구, 연장자는 학습에 필요한 네 가지 자원이며…… 새로운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네 가지 네트워크
1. 교육자료 참조 서비스
2. 기술교류
3. 동료 연결
4. 전문 교육자 서비스
[교육자료 참조 서비스]
산업 디자인은 그 본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사물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고…“가게에서 너무나도 장식적인 물건들만을 파는 데 놀랐다”…… 산업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물건의 본질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유혹에 대한 것…… 인공 환경은 원시인에게 장연이 그랬던 것처럼 점점 더 불가해한 것이 되고 있다. 실습실, 열람실 이용, 도서 대출, 지도, 백과사전, 현미경, 위대한 고전…… 학교는 이 모든 것들에 교육 도구라는 라벨을 붙임으로써 그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제거한다.
체육…… 이 활동은 전쟁 방식의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이 활동은 스포츠의 즐거움을 손상시키고…… 교육의 경쟁적 성격을 강화하는 데 이용…… 나는 ……‘교육적 놀이’를 생각하고 있다. 이런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집합론, 언어학, 명제논리학, 기하학, 물리학, 심지어 화학까지도 아주 적은 노력만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우프 앤드 프루프‘(Woff’n Proof)라고 부르는 놀이….. 올바른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보여주었고, 한 시간도 안 돼서 아이들은 물론 구경꾼들까지도 그 원리를 귀납적으로 파악했다. 몇 시간 동안 형식논리학적 증명을 하면서 즐겁게 노는 사이, 몇몇 아이들은 명제논리학의 기본 증명법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의 도시 공공시설도 접근 불가능…… 미국 사회에서 아이들은 사유 재산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사물과 장소에서 배제된다. 하지만 사적 소유를 폐지한 사회에서도 아이들이 그런 장소와 사물에서 배제되는 것은 동일…… 지금 뉴욕의 특정 거리에서는 시간 단위로 이따금씩 승용차 운행이 통제되며…… ’ 교육자료‘의 정의도 훨씬 넓어질 것이다. 공구점, 도서관, 실습실, 놀이방 모두가 그런 역할…… 학교의 위험성은 과소평가되었다. 학교를 미성년 보호시설…… 이런 주장은 더 이상 성립하기 어렵다…… “마약에 취해 다시 주립대로 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 대부분과 제조공정 및 설비의 대부분이 기업의 벽 뒤에 묶인 채 일반대중, 고객, 근로자, 주주마저 차단하고 있다…… 더 가치 있는 과학적 자료들과 정보들은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일반인은 물론 자격을 가진 과학자들의 접근까지 막고 있는 실정…… 지금은 관료화와 조직화로 인해 과학의 많은 부분이 대중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멀어졌다….. 국가와 기업이 세상을 통제하고 소유하는 한, 교육 자료들에 대한 접근은 늘 제한을 받을 것…… 학교는 교육 목적으로 사물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통제권을 개인의 손에서 전문가의 손으로 이전시킨다. 따라서 학교 제도의 전복은 교육 목적으로 학교를 이용할 권리를 개인의 손에 되돌려줄 수 있다.
[기술 교류]
기술을 가르치는 교사는 그 기술을 배우는 데 필요한 도구와는 다른 종류의 자원이다…… ’ 기술 모델’이란 기술을 가지고 있고 그 기수를 사용하는 법을 기꺼이 보여주려는 사람…… 사람이 직접 시범하는 것을 원하는 이들이 여전히 큰 수요를 이루고 있고…… 교육 시장에서 기술이 부족해진 것은,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사람이 자격증에 의해 공적 인가를 받지 않으면 기술을 가르칠 수 없다고 하는 제도적 요건 때문…… 타인의 기술 습득을 돕는 사람도 교육자로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교육 전문직 밖에도 교육자가 있음…… 여러 가지 이기심들이 함께 공모하여 타인과의 기술 공유를 막기까지 한다. 기술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전수하는 데서 이익을 얻기보다는 기술의 희소성에서 이익을 얻으려 한다. 전문적으로 기술을 교습하는 교사는, 장인이 수습생을 현장에 쉽게 내보내지 않는 관행까지 이용한다…… 직업 시장은 기술을 희소하게 만들고 또 그 기술의 희소성을 지킴으로써 유지되고 있다…… 학교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부족하게 만든다. 자격증을 특권으로 바꿈으로써, 교육의 자유를 축소하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에서 4년제 간호학 학사과정을 급속하게 늘린 결과 간호사 수가 부족해진 사례, 예전이라면 2년제 또는 3년제 과정에 등록했을 가난한 가정 출신의 여성들이 이제 더 이상 간호사 직업을 갖지 못하게……
자격증 없는 교사에게 공적 자금의 지출개시하는 방법…… 전혀 새로운 엘리트, 교육을 공유함으로써 교육 자격을 얻는 엘리트 등장할 것이다.
*개방된 무료 기술텐터를 만들어 기술 교류를 제도화
*특정 인구집단에 교육 바우처 제공
*기술 교류를 위한 ‘은행’ 설립
기술 교류의 자유는 학력에 근거하지 않고 검증된 기술에 근거해서만 차별을 허용
[동료 연결]
*학교 내 동료 집단은 교사가 세운 목표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아이들에게 옆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만 친구를 선택
*바람직한 교육 시스템에서는 모든 이가 각자 하고 싶은 활동을 정해 동료를 찾게 될 것, 아이에게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평가하고 찾도록 격려한다면, 그 아이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할 때마다 새로운 동반자를 찾는 일에 평생 관심
기술 교사에게는 인센티브가 필요하지만…… 동료 연결 시스템은 인센티브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다만 의사소통 네트워크가 필요…… 동료 연결 네트워크는 자유로운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기본이 되는 시민 활동을 훈련하게 하는 유용한 순단…… 집회 또는 결사의 자유는 정치적으로 승인되고 문화적으로도 받아들여지는 권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권리가 특정 형태의 집회를 강요하는 법률에 의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나이, 계급, 성별에 따라 사람들을 소집하고 시간을 극단적으로 소모케 하는 제도(군대, 학교)
탈학교화란 타인을 강제로 집회에 참여시킬 수 있는 권한을 없애는 것을 뜻한다.
서비스 제도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능력은 개인이 타인의 의견을 듣는 능력을 훨씬 넘어서 버렸다.
제도화된 매체가 개인의 요구에 응하는 경우는 그 개인이 뉴스로 팔릴 수 있을 때뿐이다.
함께 산 적이 없는 사람이 중요한 감각에 있어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위대한 종교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 해방감을 맛보곤 했다. 순례지, 수도원, 예배당과 성소들의 상호 조력은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동료 연결은 억눌려 있는 도시 공동체를 활성화, 지역의 삶을 도시에서 재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시 거주자들이 복잡한 제도적 서비스에 의존해 각자의 필요를 충족하는 법을 배울수록 도시 생활의 비용도 엄청나게 높아진다. 도시에서의 동료 연결은 시민들이 관료화된 도시 서비스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게 하는 첫걸음…… 탈학교 사회에서는 전문가가 아닌 경험 있는 다른 고객에게 만족도를 묻는 일이 가능하고 이것은 동료 네트워크가 있다면 쉽게 해결
전문 교육자
*부모-안내자 필요-지침제공, 교육학적 요구에 해당, 인간의 학습능력과 교육 자원에 대한 지식 요구
*학습자-조력자 필요-도와줄 경험 많은 리더, (교육학 아닌) 다른 지식 분야의 지도력, 온갖 종류의 경럼적 연구에서 얻은 지식 요구
*교육 네트워크-운영자 필요
실제 교육에서 구별해야 할 특수한 교육 능력
*교육 행정가(관리자)-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능력(독립된 전문직 0), 교육자원에 접근하는 길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집중
*교육 상담사-교육 네트워크 이용법을 학생과 부모에게 안내하는 능력(독립된 전문직 0), 학생이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찾는 데 도움
*지적 탐구를 하는 데 있어 ‘동료들 가운데 으뜸인 자’로 행동하는 능력(독립된 전문직 X)
진정한 리더(교육 안내자, 인도자, 스승)
*다른 사람들이 누군가의 주도적 역할을 따르고 그가 꾸준히 발견해 온 것들을 보고 배운다면, 그 개인은 리더
*완전히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을 미리 내다보는 예언적 시각이 포함
*지금은 ‘잘못된 것’이 나중에는 ‘옳은 것’으로 판명되기도
*리더십(어떤 주제가 가진 의미를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데 있어 리더십 발휘) vs 주도권(어떤 주제나 기사를 토론하기 위해 내실 있는 만남을 꾸릴 때 행사하는 것)
*옳은 것과는 무관하다. 토머스 쿤의 지적, 패러다임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기에는 아무리 탁월한 리더라도 후일의 검증에서 잘못이 드러나는 경우 종종
*지적 리더십은 (맞거나 틀리는 것보다는) 뛰어난 지성과 상상력, 타인의 학습에 기꺼이 참여하려는 의지와 관계된 능력
진정한 스승-제자의 관계: 말 그대로 ‘값’을 매길 수 없으며, 양자 모두에게 혜택을 줌
*제자가 스승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
*소중함. 아리스토텔레스 ”고정된 조건에 기초하지 않은 우정의 도덕적 형태로, 서울을 하거나 그 밖의 무엇을 하든 친구 대하듯 하는 것“, 토마스 아퀴나스 ”이런 종류의 가르침이란 필연적으로 사랑과 자비의 행위일 수밖에 없다(교사에게는 즐거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여가의 한 형태), 즉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그 밖의 숨은 목적은 없는 활동.
교육 제도에 대한 검토는 우리가 가진 인간에 대한 이미지를 재검토하게 만든다. 학교는 자율성은 물론이고 자신의 힘으로 성장하려는 동기조차 없는 존재를 그 고객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우리는 보편적 학교교육을 프로메테우스적인 기획의 정점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에피메테우스적인 인간이 살아가기 적합한 세상을 그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우리는 진정한 의사소통 네트워크에 의해 투명해진 세상을 학교의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말할 수도 있다.